권도형, 도피중 "美에 관할권 없다"…이번에도 같은 논리 펴나
[앵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현재 몬테네그로에 구금돼 있는데요.
도피 기간, 미국의 사법관할권, 즉 재판할 권리를 부인하는 주장을 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는 지난해 8월 미국 대법원에 상고허가 신청서 제출 기한을 30일간 늦춰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 SEC의 소환 명령에 불복하는 취지입니다.
이 시기는, SEC가 권씨에게 소환장을 전달한 지 1년 만이자, 권씨가 한국을 떠나 도망자가 된 지 넉달째.
미 당국이 권씨를 본격적인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시점이기도 합니다.
권씨의 대리인은 대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테라폼은 싱가포르 법인인데다, 권씨 역시 싱가포르 거주자임에도 (미국 기관인) SEC의 인적관할권을 제2항소법원이 인정했다"고 항변했습니다.
또 "테라폼은 미국과의 접점이 제한적인 오픈소스 개발기업으로, 사업 대부분이 글로벌한 성격이며, 특별히 미국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무렵 권씨는 "때가 되면 협조하겠다"고 인터뷰하는가하면, 검찰에 변호인 선임계를 내는 등 방어권 행사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9월초 싱가포르를 몰래 빠져나간 권씨는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넘어가버렸고, 인터폴은 뒤늦게 적색수배를 발령했습니다.
법적 대응에 나설 것처럼 연막을 피우며, 도피에 필요한 시간을 번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처벌 강도를 낮추기 위해, 일단 미국은 피하고 보자는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미국에선 범죄별 형량을 모두 더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한데다, 현지 사정당국이 이미 사법처리 토대를 마련해뒀기 때문입니다.
최근 권씨의 신병 확보를 놓고 한미 수사당국이 경쟁하는 가운데, 관할권 여부가 송환국을 가를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앞으로 권씨가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할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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