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아닌 '부실왕'…수상한 관리업체, 정전·단수 예고
[앵커]
주택 2천7백여채를 보유하고 조직적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른바 건축왕의 피해자들이 또다시 정전과 단수 위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관리업체 문제로 공동주택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 건축왕과의 연관성도 제기됐습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건축왕이 지은 공동주택에 거주 중인 30대 청년 A씨.
A씨는 최근 아파트 관리업체로부터 정전과 단수를 예고하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각종 하자와 누수가 끊이지 않아 관리비 납부를 거부하자, 개별로 내던 수도와 전기를 끊겠다고 한 겁니다.
A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관리비 사용 내역 공개 시 납부 의사를 밝혔지만 거절 당했습니다.
"관리비를 안 내겠다는 게 아니고. 어떻게 사용이 되는지. 그리고 관리를 실제 해주고 그래야 저희도…경매가 끝날 때 까지는 집에 묶여 있으니깐, 내고는 싶죠."
문제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상당수가 비슷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건물 관리를 임대인이 아닌 임차인이 계속 부담하고 있지만, 세대 전체의 임대인이 건축왕 일당 중 1명인 경우가 대다수라 관리인단을 구성하거나 관리업체를 바꿀 수도 없습니다.
세대 전체가 전세사기를 당한 15층짜리 공동주택입니다.
며칠 째 엘레베이터가 수리되지 않아 1층에는 이렇게 택배가 쌓여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에 따르면 건축왕이 지은 건물의 절반 가량은 현재 B 업체가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지난해 피해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에 갑자기 B 업체로 교체됐는데, 피해자들은 건축왕과 연관이 있는 기존 업체가 이름만 바꿨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전에 있던 관리업체 번호를 그대로 해서 '지금 이제부터 저희가 관리하게 됐어요' 라는 통보를 받은 이후에 계속 관리비를 내고 있었는데 관리가 되지 않음에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실제 두 업체는 같은 주소와 전화번호를 사용했습니다.
사업자등록증 상 명시된 소재지를 찾아가보니 건축왕과 일당들이 사무실로 사용했던 건물과 같은 건물이었습니다.
해당 관리업체는 건축왕과의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hl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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